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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일찬의 조선민족경제공동체의 형성

2008-03-20 01:13
IV. 민족경제공동체의 형성

1. 민족경제공동체의 필요성

한 가정의 예를 들어 생각해볼 때 딸이 시집가면 부모의 호적에서 떨어져 나가고 법적으로는 남(남편)의 가계로 이적하게 된다. 부모와 일가를 이루던 주민등록은 물론 호적까지도 완전히 남편의 가계에 편입된다. 그러나 이렇게 호적이 바뀌었다고 해서 딸이 자식이 아닌 것은 아니다. 여전히 친정과의 관계는 지속되고 축적된 신뢰관계가 유지되면서 경제관계도 유지된다. 때로는 시집식구와의 관계보다도 더욱 친밀하게 내실 있는 교류가 이루어지기도 한다.

 


적절한 비교가 될는지 모르지만 영토와 국적 중심의 국민경제체제하에서 외국으로 이민을 가거나 외국에서 외국의 국적을 가지고 생활하고 있는 한국출신의 한민족 동포들과 우리 나라와의 관계도 이와 마찬가지가 아닐까? 그들의 국적은 비록 외국이지만 그들의 피와 의식 속에는 한민족으로서의 정체성이 유지되고 있으며 의식구조면에서도 결코 한민족을 떠날 수 없는 기반이 형성되고 있다고 본다. 현실적으로 개별적인격 차가 있기는 하겠지만 대체적으로 이를 부인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생각된다. 또한 경제생활에서도 유리한 여건을 활용하여 이익을 도모한다는 면에서 문화적 동질성이 있는 고국과의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민족의식을 떠나서도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본다. 따라서 한국 측에서는 외국과의 경제교류시에 가능한 한 한민족 동포들을 활용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정부에서는 이러한 재외 동포자원을 경제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을 형성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우리는 그 동안 역사 속에서 여러 가지 유형으로 우리 민족의 해외이동 사실을 볼 수 있다. 때로는 망국의 설움을 안고 유랑민의 모습으로, 때로는 해외진출의 도전적 자세로, 아니면 정책적인 해외이주정책의 일환으로 우리 동포들은 조국을 떠나 세계로 퍼져 나갔다. 이렇게 퍼져나간 우리 동포들은 완전히 현지에 정착하여 현지민과 같이 조국을 잊고 살아나가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한민족으로서의 뿌리를 잊지 않고 언어와 문화를 유지하면서 긍지를 갖고 살아나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우리나라가 공식적으로 해외에 취업이민으로 파견한 것은 1905년 한 미정부간 합의로 하와이 사탕수수 농장 노동자로 7,000명을 파견한 것이라고 한다.52) 그 후 1962년에 '해외이주법'을 제정하고 본격적으로 해외이민정책을 추진함에 따라 미국 남미 중동 등의 지역으로 한국인의 이주가 확대되어 <표 7>에서 보는 바와 같이 세계 각국에 진출한 우리동포의 수는 5백만 명을 능가할 정도이며 이는 남북한 인구의 7%에 달할 정도의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우리나라 경제가 세계화 되어가는 추세하에서 세계각국에 진출해 있는 우리 동포는 한국 경제진출의 포스트로서 역할이 부각되는 중요한 자원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미소 냉전에 의하여 국제질서가 이루어지던 198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대부분의 국제관계는 폐쇄적인 국경을 중심으로 미국과 소련의 양극 체제에 수용되면서 정치적 관계를 중심으로 형성되어 왔다. 그러나 1990년대 이후 소련의 붕괴를 통한 사회주의권의 몰락으로 국제질서는 정치적 질서에서 경제적 질서로 재편되었다. 경제적으로도 여전히 강국인 미국과 일본, 유럽연합 등을 중심으로 3극체제가 형성되었고 1978년 개혁개방정책을 도입한 중국이 거대한 인구와 영토를 바탕으로 새로운 힘으로 부상하는 형세를 보여 주고 있다. 정치 중심의 국제질서에서는 영토지키기가 중요 목표였다면 이제 경제 중심의 국제질서에서는 영토는 생활편의를 위한 경계선일 뿐이고 규모의 경제 실현을 위한 세계화를 위해 모든 자원이 국경을 넘나들고 있다. 특히 1995년 WTO 출범은 이러한 형세를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

 


국내 경제주체들이 경쟁적으로 외국으로 진출하고 있다. 외국어를 잘 알고 외국 사정을 잘 아는 사람이 각광을 받고 있고 기업의 현지화가 국제경영의 화두가 되고 있다.

 


<표 7> 재외 동포 현황

(단위; 명, %)

 


구분

 1995

 1997

 1999

 2001

 백분율(2001)


아시아


 2,723,920

 2,801,383

 2,811,300

 2,670,723

 47.24

 

 

 일본

 696,811

 702,967

 660,214

 640,234

 11.32


중국

 1,940,398

 1,985,503

 2,043,578

 1,887,558

 33.39


기타

 86,711

 112,913

 107,508

 142,931

 2.53


아메리카


 1,964,750

 2,209,409

 2,271,393

 2,375,525

 42.02

 

 

 미국

 1,801,684

 2,000,431

 2,057,546

 2,123,167

 37.55


캐나다

 73,032

 110,126

 111,041

 140,896

 2.49


중남미

 90,034

 98,852

 102,806

 111,462

 1.97


유럽


 527,231

 522,585

 551,324

 595,073

 10.53

 

 

 러시아 등

 461,145

 450,104

 486,857

 521,694

 9.23


기타

 66,086

 72,481

 64,467

 73,379

 1.30


중동


 9,356

 7,442

 6,326

 7,208

 0.13


아프리카


 3,316

 3,410

 4,215

 5,280

 0.09


총계

 5,228,573

 5,5444,229

 5,644,558

 5,653,809

 100

 

 

자료 ; www.mofat.go.(외교통상부), 2001.7.1.

이러한 상황에서 이미 100여 년 전부터 외국에 진출하여 갖은 고초를 겪으면서 깊숙이 현지화 되어 있는 해외 동포들이야말로 바로 이 시대에 재활용될 수 있는 훌륭한 자원이 아니고 무엇인가. 이러한 해외동포들을 중요한 경제주체로 인식하고 한민족경제공동체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일은 매우 바람직하고 시급한 일이라고 생각된다.

 


한림대학의 성경융교수는 한민족 공동체의 구성방향을 다음과 같이 제안하고 있다. 첫째, 한민족네트워크 공동체는 국가 단위가 아니라 민족단위의 공동체이므로 한반도중심의 사고에 얽매이지 않는다. 둘째, 이 네트워크 공동체는 주변국과의 마찰을 피하기 위해 기존의 영토중심의 국가체제를 존중한다. 셋째, 그 대신 時 · 空間을 초월하는 사이버 네트워크를 통해 세계 각지에 산재해 있는 한민족 구성원들을 두루 연결하고,이를 통해 구성원 상호간에 공동의 유대와 교류협력을 증진시킨다. 넷째, 한민족네트워크공동체는 언어 · 역사 · 관습 등 문화적 요소를 기반으로 공동의 번영을 추구하므로, 본질적으로 문화공동체와 경제공동체를 지향한다. 그러면 실제로 이러한 공동체가 건설될 수 있는 가능성은 어떠한가. 무엇보다도 탈냉전과 더불어 오랫동안 금단의 땅으로 존재해왔던 구 공산권 지역이 개방되었다는 점과 최근에 이르러 인터넷 기술이 급속히 발전하고 있는 점이 한민족네트워크공동체의 건설을 촉진하는 좋은 여건이 되고 있다. 이와 함께 현재 국내외에서 가동되고 있는 5백여 개의 웹사이트가 한민족 구성원 사이의 의사소통과 교류협력을 증진시키고 있다.53) 이러한 한민족경제공동체는 國粹的 민족주의에 근거하는 것이 아니라 경제활동의 근본 속성과 같이 '피차 이익이 되는 경제공동체'이다.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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